짧은 시, 短시 (39)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 아침 겨울 아침 完 수윤공원을 한 바퀴 걷네마른 나뭇잎들이 오도카니 떨고 있네길고양이 한 마리음식 쓰레기통 속에 매달려 있네먹을 것은 한 입도 없고바람만 찬데집을 나왔으나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한 내가마른 낙엽더미에길고양이처럼 앉아있네 --20231129 -- 완 이월 이월 完 수윤 초원 아파트 담벼락 틈새로 꽃대 세우는 늦겨울과 초봄 사이 냉이꽃 하나 허락도 없이 꽃대 올린다 놀란 햇살이 녹지근하게 군불 지펴주고 경계 풀린 길고양이 한 마리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햇살보다 더 달달한 하품 꽃 피우네 덩달아 냉이꽃도 가늘고 긴 향수병 하나 발밑에 감추고. 20190314 完 세잔 팥죽 팥죽 完 수윤 동짓날 아침, 팥죽을 먹으며새알을 센다하나 둘셋하나씩, 하나씩 헤아리며 먹다가 그 동안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버린詩알을 생각한다참, 많이도 버렸구나. ㅡ 20190508 ㅡ 完 ! 세잔 행복 행복 完 수윤 선풍기에 지쳐 비라도 내렸음 좋겠다 생각하는데 동화처럼 비가 내린다 빗소리 콩죽처럼 볶아댄다 아차차차 장독 뚜껑이 열렸을지 모르는데, 냅다 달렸다 기특도 해라 뚜껑 모자 꾹꾹 눌러쓴 저 장독들 비 그치네요 느닷없이 비 웅덩이가 마지막 둥근테 지우며 입을 연다 퍼부운 뒤 비를 말리는 저 낙숫물 소리 비 적신 오후 청아한 풍경소리가 친구들 데리고 집에 찾아ㅇ다 - 20190423 - 完 광양에서 해남가는 길 광양에서 해남 가는 길 完 수윤 졸리면 제발 눈 좀 붙이고 가세요 단 한 번의 졸음이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꿈 꾸며 운전하지 말고 꿈을 향해 운전 하세요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겨우 졸음따위와 필사의 사투를 벌이시겠습니까 길이 내게 사정을 한다 지금도 내게 사정을 하고 있다. - 20190212 - 完 ! 세잔 고뿔 고뿔 完 수윤 나는 지금 신나게 뜯어 먹히는 중이다 입이 쉴 새 없이 짖어서 쉴 새 없이 아프다 이빨 들어낸 입은 사나웠다 기관지가 풍선처럼 부풀었네요 엊저녁 회진 온 담당의 말에 자꾸 체한다 폐가 선천적으로 나쁜데 구름과자 만드는 일에 너무 오래 종사하셨군요, 결국 제 몸 하나 옳게 건사하지 못한 죄란다 오늘부터 독방으로 격리수용 됩니다 수형 태도에 따라 그 기간 연장할 수도 있어요 수인 번호는 00557564 폐렴에 이은 독감이 의심됩니다 벌금 140만 원과 2주 간의 수형에 처한다고 했다 인정하시지요? 탕 탕 탕 입이 또 따발총을 쏴댄다 나는 아직 한참을 더 뜯어 먹혀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단다. ㅡ 20181128 完! 세잔 중독 중독 完 수윤 개안아 딱 한 살만 더 먹는 건데, 뭐 ㅡ20181016 ㅡ 完 첫사랑 첫사랑 完 수윤 배롱나무에 종일 뒹굴어도 좀체 향내를 내어주지 않는다 몸통을 배배 틀고 용트림한 가지 태우는데 그제야 내미는 몸내 어떤 것들은 잘리고 찢기고나서야 제 향내 토해내는가 그렇듯 사랑은 봄이 가고나서야 그게 사랑이라고 일려주었다. - 20180918 - 完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