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령(竹嶺)을 지나며 / 윤완수
철쭉지기를 골백번은 더 지났을 동짓달
소백산 죽령을 지나며
눈길도 숨차 올라 옹골찬 골짜기,
구름이 이내 흔적마저 지운다.
점점 야위어 가는
나목 숲에 널브러진 낙엽을 연민으로 보다가
섬세한 가지 끝을 보면서
저러니, 그 많은 잎들을 먹여 살린게지.
저러니, 여린 가지를 파고드는 이별이 아파
파리한 울음 긴 겨울을 앓는게지.
적당히 퍼질러 앉아도 좋을 길 섶에서
문득 생각해 보면
내 생애 어디쯤이 가장 행복 했더라.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다가
큰 한숨 또 쉬다가....
ㅡ 20091113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