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이 역 에 서
간이역에서 / 윤완수
기차처럼 긴 갈치를 토막내어
아침 밥상에 올린다
매순간 순간은 기차칸으로 지나치고
한 뼘 간이역에서
그리 크지 않은 물고기 한 마리
한참을 설계해 본다, 어떻게 요리 할까
저리 어리숙한, 잡혀온 죄 저지르고
교도소에 갇힌 생선에선
파닥이는 물비늘만 요란할 뿐
제 생을 운전하던 꿈은 보이지 않는다
그 비늘 아파서 더 선명해지는 오후
아리하게 놓아주면
펄럭이는 망망대해 헤쳐나갈 근력 남겼을까
물어볼 수도 없다
떨어지는 전생을 도박판에 내건 듯
온 몸 문질러대는
잔인한 햇살만 은총같아서
ㅡ 20110420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