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그 아래서
감나무, 그 아래서 / 석정 윤완수
아우성이라고 늘 소리만은 아니라네
퉁명마저 푸른 물 뚝뚝
덕지덕지 두른 누더기에도 빛나던 흑발이여
가슴 털고 가난해진
기어이 짓무르고 마는 저 절규를
이젠 뭐라고 불러야 하나
억새 두르고 저리 아름다운 건
또 그만큼 초라해질 수 있는 거라고
속 모르는 갈대야
좋을 때다 좋을 때다 연신 백발 휘젓지만
차마 뱉지 못하고 여문 씨 있어
사랑은 굳이 햇불로만 활활 능사는 아니라네
안으로
안으로 익히는 숙명 앞에
우린 저 홍시을 뭐라고 불러줘야 하나.
ㅡ 20111125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