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시를 품는다[1] 거울 앞에서 세잔 完 수윤 2010. 5. 7. 11:57 거울 앞에서 / 윤완수 11살 소년은 막연히 꿈을 꾸기 시작 합니다. 보따리 행상하던 아비가 또뽑기 상품으로 내걸린 보물섬 만화를 미리 빼내 준 뒤입니다. 빗물처럼 눈물도 흔해 안 그래도 내성적인 아이는 사내다움이란 약에 쓸려도 없었습니다. 육십이 다 되어가자, 이젠 다섯 아이의 할애비가 된 소년은 경노당에서 무덤덤한 시간 적당히 축내다가 화투 치다가 술 마시다가 가끔은 영웅처럼 살았노라 시시껄렁한 자랑들이 싫다고 내리막 길 만큼은 그런게 정말 싫다고, 자꾸만 늘어지는 눈꺼풀을 치켜 올리며 좀 작지만 기와집을 다시 짓습니다. 시인이란 자연에서 시를 캐내는 광부라지요. 매일 배달되는 열린 詩 세상에서도 이제야 겨우 조금씩 詩가 보이기 시작 합니다. ㅡ 20100507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