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꽃
몸 꽃 / 윤완수
공원 한 켠
큰 북 하나만 달랑 남긴 등걸에
헛가지 빠져 나오더니 벚꽃이 핀다
오래 삶아 질기고 질긴 것
미이라로 말라가며
온 몸이 뒤틀리듯 피워낸 몸꽃
햇살털고 일어서는
용안이 푸르다
몇 날인가 개울을 건너 온 남루와
가시덤불 같은 누추에도 불씨는
눕히지 않았다고
군살 버리고 잘라낸 허공만큼 아픈
그 밑자락에서
서서히 내 봄이 기지개를 편다.
ㅡ 20110401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