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 날 각중에
무신 날 각중에 / 시& 完
딩동, 글고 그런 무신 날
각중에 똘이 엄마가 제사 음식 보내왔다
오후 1시 까지요, 중전 신났다,
호떡집에 불난 듯 이웃들 불러낸다
엉덩이 펑퍼짐한 양푼이 그릇에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고추장 맨살 비벼대고
문어랑 고동 얇게 저미는 도마
성게 미역이 곰솥에 안겨 보글보글 속내를 푼다
원반의 피자처럼
커피에 과일 후식까지 풀어낼 때
오랜만에 빈 그릇들 수북하다
설거지다운 설거지 함 하겠구나 내심 기둘리는데
앞집 옆 빨간 이층집 두 여자
서로 지들이 하겠다고 박 터지게 난리다
천상 마음 약한 내가
국수 올갱이처럼 밀려 나와선 계책 하나 없이
더 싸워야지
그리 심심하게 싸우면 재미 하나도 없다고
얼굴 이쁘니 하는 짓도 이쁘다고
어쨌든 내가 세 여자를 먹여 살리는구나.
ㅡ 20120309 ㅡ
完 ! 石井
* 무신 날 = 평범한 그저 그런 날. 방언
* 각중에 = 느닷없이, 생각지도 않은데 갑자기.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