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詩를 품는다[2]
방아깨비
세잔 完 수윤
2012. 5. 3. 00:30
방아깨비
ㅡ 세잔 完 수윤 ㅡ
한 여자 졸고 있네
연탄 집 끼고 돌아가는 공터 모서리 늙은 스레트 밥집
몸빼 바지에 빠진 이레실댁 졸고 있네
배 위에 두 손 가지런히 모은 채 꾸벅꾸벅
문 여닫는 소리 듣지 못 하네
벚꽃 벙그는지 더 짙어진 사월의 창 밖
꽃놀이 가자 졸라대는 버스
회관 앞,
느티나무 아래서 목청껏 불러대는데
갈테면 냉큼 갈 일이지 더 깊숙이 조아리네
태어나자마자 새끼꼬듯 엉켜버린 막내의 다리
한 트럭의 약 쏟아부어도
뒤뚱거리며 몸 안으로 파고들던 날
내 업보이거니
채곡채곡 재이고 삭히는 죄업
그게 더 속상하다고 술독만 긁어대는 친정아비 집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졸고 있는 것이 아니었네, 빌고 있었네
고개 떨구다가
어깨까지, 아예 온몸 방아질로 속죄하고 있었네.
ㅡ 20110502 ㅡ
完 ! 세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