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시를 품는다[1]
상사화
세잔 完 수윤
2011. 5. 8. 18:36
상사화 / 윤완수
고찰 선운사 산문 앞
솟대 쑥 뽑아올린 땅이 이승이라고
갑옷보다 더 단단한 땅심을 비집고 나와
마침내 곧추세운 지구의 중심축(軸)
모든 줄기는
하나하나가 중심이 된다
땅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땅이 되기도 하는 중심에서
네가 떠돌던 그 곳에서
그러나, 원하지 않았어도 모두
중심이 되고 마는
기어이 피워야 할 숙명같은 것
열매 맺는 버릇까지 포기해 버린 아비의
그득한 절규.
ㅡ 20110508 ㅡ
完 !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