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詩를 품는다[2]
설머리
세잔 完 수윤
2012. 11. 20. 17:40
설머리
ㅡ 세잔 ㅡ
동빈내항 은성호 뱃전을 떨치고 나온 바람이 낡은 목선에 매달린다
천둥 벌거숭이 기억 점점 희끗해지다 물속 바위로 가라 앉고 젊은 풍
랑이야 입가심 같은거지 멸치발 힐끔이는 세가락도요 멸치 훔치느라
종일 바쁘다
힘겨울수록 오므리는 조개 입은 야무지지 산다는 건 결코 녹록한게
아니야, 일찍 몸으로 깨우쳐 버린 일곱 살 철이 땟국물이 배난간 깃발
에서 보채는데, 생라면 부스러기에 자꾸 손이 가는 날이면 유독 엄격
해지는 어둠살마저 한결 익숙해지는 시간
나지막이 엎드린 학산 위로 빗살 구름 멸치 떼처럼 몰려 다닌다 저
고기 실컷 구워 먹었음 좋겠네 김이 나는 멸치를 집으며 스르르 눈이
감긴다. 길게 목 빼고 저어가는 철이의 멸치배,
초저녁 하현달.
ㅡ 20121120 ㅡ
完 ! 세잔
* 설머리 : 포항시 두호동에 있던 옛 포구.현재는 공원으로 조성 되었음
* 학[鶴]산 ; 포항 시내에 있는 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