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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이가 너무 적어서..........

세잔 完 수윤 2010. 2. 6. 22:35

신체 건강하고

복지시설 잘 된 나라에서 살고 있는 덕분에

별로 돈 안들이고도 이런거 저런거 참 많이 해 봤다

이를테면 수영,볼링,서예,컴퓨터,스포츠댄스,단전호흡,탁구....

과장해서 말하면 하고싶은건 거의 다 찝적거렸다고나 할까?

중도에 포기도 잘하지만 뻔뻔하게 도전도 잘하여 하고 싶은 건 못 참는 편이지만

골프를 배우는 일만은 시작도 못하고 참고 있는 중이다.

언감생심 내 형편에 한번에 2,30만원이나 든다는 필드에 나가는건 꿈도 안 꾸지만 그래도 배워두고는 싶었다

혹시 아나? 훗 날에 아들 딸 자리잡아 애미 용돈 두둑히 주면 써 먹을지도 모를 일,

그때를 대비해서 일찌감치 배워둬야할 것 같은 야무진 꿈을 안고 골프연습장을 찾았으나

레슨비,사용료만도 한달에 삼십만원이 넘어 생각보다 비싸구나하며 망설이는데

같이 간 동네친구 왈 "치워라 그게 얼마나 치사한 운동인지 아느냐? 남의 차 매번 얹혀 가는것도 치사하고.

수시로 바뀌는 패션에 너만 쓸수있는 용돈이 기백만원이 돼야만 가능한 운동"이라는데 아연실색하고

멋지게 골프채 휘젓는 나보다도 별로 안생긴 저 여자는 도대체 무슨 복인′玖庸� 씁쓸하게 뒤돌아선지 일년,

요즘은 돈 한푼 안들이는 탁구삼매경에 빠져 희희낙락하지만

여전히 T.V를 보다가 골프 중계하는 장면만 나오면 시선고정이다.

돈이 너무 많이 드는게 치명적인 흠이라 무조건 배척하였지만 사실 얼마나 멋진가?

사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마음통하는 사람들과 넓은 초원을 회유하는  운동이라는 게.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나같은 사람도 즐길수있는 서민적인 운동이 되는 날 오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아들 공부마치고,삼십만원의 레슨비가 부담스럽지않는 날만을 기다리며 일단은 포기하고 있던 차에

오늘 아침 배달된 "용산구 소식지"

 

◈골프 아카데미 모집 안내"

●초보자 과정 6개월

●회비 2~3만원

 

눈이 번쩍 뜨인다.

이게 웬 떡인가.이게 바로 나를 위한 프로그램 아닌가?

나는 혹시 마감된건 아닐까라는 조바심을 가지고 얼른 문의전화를 했다

사회복지과라고 자기소개를 한 전화기속의 목소리 "연세가 어떻게 되시지요?

죄송합니다.이 프로그램은 노인 복지차원에서 하는거라 만 60세 이상인 분만 해당합니다"

 

그랬다

이 나이가 돠어도 나이가 적다에 해당사항이 있구나.

기분이 참 묘하다.나쁘지만은 않다.

이리하여 나는  골프배우는걸 기꺼이 참기로했다.

"그게 이런저런게 넉넉하지 않으면 얼마나 치사한 운동인지아느냐"하던 그 친구의 말을 곱씹으면서......

 

 

 

 


 


 커피 한 잔 두고 갑니다.

 

음악도 있으니 쉬다 가세요^^*

출처 : 재경영덕읍향우회
글쓴이 : 김현숙(7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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