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버스
심야버스 / 윤완수
동서울 자정발 심야버스 한 짐이다.
실내등을 꺼자
실루엣 깔리는 밤하늘로
덧칠하는 가로등이 차창의 달 같다.
구름자락 밀치고 달이 떠다니는
소슬한 강변을 지나자
아직 잠들지 못한 꿈들이
이리저리 몸을 접는다.
비몽사몽이다.
문득, 안주머니에서 지갑 꺼내듯
아직 접히지 않은 하루를 펼쳐 들었다.
문정희의 남편이 날 울리고
포장마차 속 아리수도 구비구비 흘렀다.
가락국수 속에 빠져든
낭송詩 건져내어 후루룩 마셨다.
ㅡ20100530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