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집
앞 집 / 윤완수
매미소리 더 짙어졌다.
한 나절을 훌쩍 넘긴 여름은 벌써 저 위
강기슭을 오르는데
커튼 내린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
올 봄 할머니마저 떠난 빗장 걸린 앞 집에서
마당에 그득하던 화초들이 글쎄,
굶기를 밥 먹듯이 하더니
새들새들 할머니를 따라 간다.
살다가 남겨진 흔적 이내 식어 갔지만
어쩌자고 정은 남겼을까.
헐렁한 몸빼 바지
아직 간간이 눈 앞에 밟히고
대문만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야금야금 파먹힌
널브러진 삶들이
날 맑은 오늘 눈물지게 애처럽다.
ㅡ 20100826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