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자 화 상 / 윤완수
무작정 입 속으로 쳐들어 온다
내게로 다가오는 모든 유혹들은 일제히
술잔을 들어 반긴다
갈대 저리 나긋나긋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강을 헤엄쳐 오는 바람 갈기을 세운다
빨리 오라고
더 빨리 가라고
뒤 따르며 촘촘히 다리를 놓는다
통통 튀던 햇살을
거기에 가두려 안간힘을 쓴다
강물의 서슬에 파랗게 질린 하늘이
날 선 갈대처럼 서성인다
어느날의 서글픈 내 자화상이다
ㅡ 2010 1101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