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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短시

만추(晩秋)

만추

 

  完 수윤

 

 

해 넘자
끈 떨어진 낙엽 한장 물고 와
발 아래 툭 떨어 뜨린다
하루를 던져 넣고 숯불로 달구던 노을은
붉은 가면을 했다
한동안은 싱싱한 계집처럼 폼나게 살더니
집 나갔던 청갈바람
마당을 쓸며
대문 안으로 들어 선다
동동주 한 사발에 단풍잎 하나
동동 띄워 마시더니
겨우 멈춘 가슴앓이 다시 앓으라
앓으란다
하루 밤새 오지게도 시어버린 눈썹달이
구름 다리를 넘어가고 있다.

 

         ㅡ 20091105 ㅡ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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