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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랬다(2007~08 자작시)

보문호에서

보문호에서 / 윤완수


깊은 밤 비가 내린다.
꽃비가 내린다.
무수히 핀 가로등 아래
달빛보다 저리 고운 꽃비가 내린다.
발 아래 반짝이는 저 많은 별들
이내 강이 된다
바다가 된다.

바람 부는 삶이
그렇게 질퍽하진 않아도
이만큼 달려 와 훨씬 멀어진 뒤안길에
차마 보듬기조차 안쓰럽던 사랑은
나무들 가지가지마다
꽃으로 피어나고
살며시 다가온 젊은 날의 그리움이
꽃비 속에 녹아 내린다.
꽃비가 강물이 된다.
이내 바다가 된다.

      


         ㅡ20080404 ㅡ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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