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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시를 품는다[1]

 

 完 수윤                

 

 

우산을 펼치지만 이미

젖을대로 젖었다

한사코 빗금, 밑줄만 그어대는 강물

어제보단 실하고

조금 전 지나간 바람이 다시 돌아와

빗방울 튕겨내는 잎사귀 볼

얼얼하게 혼내고 있다

탱탱해진 건반 위를

빗소리 들고 아이들이 뛰어 다닌다

길 밖으로 걸어나온 질경이가

너는 빗금

나는 뽀족한 창끝이라고 바람을

애써 재우는 동안

찻잔 속 태풍이라는 컵 안

옹알이 같은 산그늘이

몸집 불리는 강물

꾸욱꾹 눌러 담는 중이다.

 

   

      ㅡ 20110703 ㅡ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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