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完 수윤
우산을 펼치지만 이미
젖을대로 젖었다
한사코 빗금, 밑줄만 그어대는 강물
어제보단 실하고
조금 전 지나간 바람이 다시 돌아와
빗방울 튕겨내는 잎사귀 볼
얼얼하게 혼내고 있다
탱탱해진 건반 위를
빗소리 들고 아이들이 뛰어 다닌다
길 밖으로 걸어나온 질경이가
너는 빗금
나는 뽀족한 창끝이라고 바람을
애써 재우는 동안
찻잔 속 태풍이라는 컵 안
옹알이 같은 산그늘이
몸집 불리는 강물
꾸욱꾹 눌러 담는 중이다.
ㅡ 20110703 ㅡ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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