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ㅡ 세잔 尹完洙 ㅡ
종일 장대비 내리네
쓰러져가는 시골집 댓돌에 반쯤 걸치는데
종소리 안겨드네
비의 창살이 자꾸 가두려 안간힘 쓸수록 동그라미
또 동그라미
난, 연잎에 숨는 바람 소리
화들짝 그 엉치께 뛰어내리는 빗방울
대숲으로 깃드는 물안개
비의 울음이 다시 종소리로 환원하는
때리지 않아도 종일을 울리는 소리
소리가 소리를 가두네
접시꽃이 벙그네
반쯤 휘어진 종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연잎엔 가락이 있었네
몸을 여미고 마음을 열고서야
비로소 바람 닮은 종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그 소리를 음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하네
헤진 고무신 하나
가득가득 종소리 담고 있었네.
ㅡ 2012,0522 ㅡ
完 !
* 2017년 아람문학 봄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