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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울 엄마 / 윤완수

울 엄 마 / 윤완수 휑한 어미를 보듬어 안는다. 잠자리 날개같던 가쁜한 생이 축 늘어져 어느새, 집 만한 큰 애기가 되셨다. 어떤 날은 소설도 곧잘 쓰시더니 가끔은 헐렁한 베옷 껴입은 듯 뒤뚱이며 엄마가 아들에게 존대를 한다. 며늘에게도 깍듯이 존대말을 한다. 아저씨는 어디서 오셨어요. 그토록 눈에 담고 싶어 하시던 손주 얼굴도 잊으셨나 이리저리 한참을 살펴 보신다. 속 다 파먹은 늙은 호박같다. 알맹이 빠진 빈 껍질로 흐느적이며 당신 속꼬뱅이 새끼들은 잊었어도 큰 며느리 목소리만은 용케도 알아 보신다. 울 엄마가 왜 이래 그냥 펑펑 울고만 싶다. ㅡ 20100427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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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람문학, 시인과 비둘기
글쓴이 : 수채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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