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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하네



송림 사거리 공터에서

길표 옷 하나 샀다

야광띠 두른 내 점퍼도 낡았지만

아내 옷 먼저 샀다

내 옷은 아내가 고르고 골라 건네주면 금상첨화

그야말로 최상의 그림이지

혼자 상상해 본다


거울 앞에 선 아내는 함박꽃이다

늘어진 뱃살 당겨 올리는지 거울 출렁이더니

얼마 줬어요

얼른 삼만 원 더 얹었다 칠만 원 줬지

삼만 원 더 업혀 바로 건너온다

따끔하네

왠지 바로 챙기면 더 따끔할 것 같아 넌지시 덮으며

거기 두시게나 험험

어색할 땐 역시 헛기침이 최곤기라


산책길, 행여 그 옷 입고 따라나서면

얼른 손 체포해 주머니에 뎁혀줘야지

한결 젊고 이뻐 보인다고 눈웃음도 한 다발 건네줘야지

제일 자신없는 게 칼국수지만

멸치 다싯물 끓이고 김치 송송 썰어야지

설거지는 덤이야요


다음 날

그 돈이면 옷 한 벌 사고 남지요?

아뿔싸! 된통 당했다.


ㅡ 글   完 수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