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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시를 품는다[1]

강변에 앉아

 

            강변에 앉아 / 윤 세잔


     새큼해진 하늘이 움켜 쥔 햇살 한 줌과 
     구름 한 자락이 
     동그랗게 가을을 낳고 있다.
                                                                    

     큰 가지에 체한 듯 걸린 돌 층계에 앉은 내게로
     바람이 왔다
     내게서 바람이 간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여정일 뿐
     그 무엇도 아니다.

     너에게 있어 나는 무엇인가
     바람은 도리어 묻고 있다.
     그러고 보면, 하찮은 풀 한 포기

     강물 한 모금이어도
     애초 필요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소슬바람도 경기 일으키는 강변에 앉아
     가만가만 중얼거려 본다.

            ㅡ 2009 0928 ㅡ

                    完 !   石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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