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 윤완수
흰 계절이 올 즈음
나무는 서둘러 마지막 잎을 떨구고
뿌리만 남긴다.
물구나무를 서더니
텅 비어버린 밭에 단단히 심는다.
부드러운 속살만 탐하느라
땅 속 어딘지 알 수 없는
도무지 알 길 없는 또 다른 뿌리들은
제 생전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비밀의 방이다.
하늘에서 간택되어진 햇살에
겨우내 구름과 바람을 채곡채곡 땅 속
창고에 재이고 나면
다시 새순으로 돋아나는 것이다.
이 때 창 밖은 봄이다.
어느새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인 것이다.
ㅡ 20091120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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