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한 그릇 / 윤완수
바다 이야기 한웅큼 말리는 구룡포
작은 시장 안
낡고 허름한 양철지붕 아래
국수 한 그릇씩 앞에 두고 앉는다.
갓 삶은 면발에 고명으로
배롱꽃 얹는다.
자북히 꽃멍석 깔고 앉았던
이백 살 배롱나무 품은
푸짐한 잔치집 안 마당인양 널널해지고
나무가 밤새 낳고 출산한 멍석은
질기고도 모진 사랑
국수올로 풀어 내시던 할머니,
마른 땅을 흥건히 적시며 고랑 이루는
장대비 또한
하늘이 뽑아내는 국수라지.
ㅡ 20100811 ㅡ
詩 石 井 尹 完 洙 石井완수
아람 2011 겨울[이 계절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