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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詩를 품는다[2]

손님맞이[포항원고 45호]

손님맞이


  完 수윤



손님이 찾아왔다

할머닌, 당장 끼닛거리 없어도 그냥

보내면 안 된다 하셨지

우선 아랫목에 앉히고 쌍화탕에 생강차 대령했다

아끼고 아끼던

십전대보탕도 두 손으로 받쳐 내놓았지 

그제야 물러갔다


달포 뒤 또 다른 손님을 끌고 찾아왔다, 서운한 맘에 본체만체

종일 밖을 쏘다녔다

저녁이 되자

골도 지끈. 콧물도 줄줄 온 몸이 공사판이다

홀대까지 괘씸하다고 

천근 바위로 내 몸 누지른다


두 손님이야 시월 4가백신으로 한결 가벼웠지만

아뿔싸!

善이는 내게 천사로 온 독감이었다

석 달하고 열흘

이번엔 죽지 않을만큼 앓았다.


       

                ㅡ 20171223 ㅡ


                         完 !  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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