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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詩를 품는다[2]

전쟁

  전쟁

 

完 수윤 -

저녁이 나를 끌고 나선다

길은 저만치 앞서 달려나가고  

하루치 노을, 등으로 펼치는 태왕아파트 가로질러

해안로 보도블럭에 날 얹는다

 

방파제 할퀴며 으르렁대던 파도가

겨우내 쌓아둔 모래 둔덕 삼키고 데드라 목을 휘감는다

바다가 한턱 낸다는

한번도 밟지 못한 갯펄이야 풍성할 수밖에 없지만

그 물때가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확률에 근접 할수록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들물과

날물의 오랜 상식

 

나는 공격할 줄 모르고 너는 수비를 모른다

서로의 기대치가 다른 해루질로 너는 끝없이 밀고 들어오고

난 속절없이 떠밀리지

서로 한 발씩 다가서는 길을 잃어버린 너와

나의 물끄러미 

무심을 가장한 정조가 더 절실해지는 상처는 

가까울수록 크고 깊은데

 

한층 짙어진 어둠살이 나를 끌고 뒤돌아선다. 

                       

                             - 20150830 -

 

                                    完 !  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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