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봉 사 / 세잔
비 그친 해봉사의 서산을 바라보라
할머니 주지 스님 왈,
차 마시고 가라
노을이 기막히다
바다를 배낭에 구겨넣고
탯줄속에 휘감겨 들어온 산의 자궁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나이테에 비빈 염불소리 개울물에 허우적이는데
사자머리 권시인이야 카메라 둘러메고
친정 나들이하듯
수시로 들락거린다지만,
기어이 파마 머리를 한 배롱나무가
맨 처음 쌍수들어 반기다가
붉은 멍석 펴놓고 발길 묶으며 하는 말,
이 절에선
부처보단 지가 더 유명하다네.
ㅡ 20101003 ㅡ
完 ! 石井완수
* 해봉사 ; 포항시 구룡포에 있는 사찰. 마당에 200살 먹은 배롱나무가
할머니 주지 스님과 함께 고즈녁히 살고 있지요
개울물소리 찰랑대고 새소리도 들리고 염불 소리가 기어이 산을 울리기도 합니다.
마치 작은 아이에게 맞아 우는 어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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