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 세잔
수수밭에 서걱서걱 마른 달빛 스며들고
분탕질 치다 온 바람의 엄살
멸치 한 마리 건져내어 먹는다
바로 그 맛
팔남매 저마다 빨대 꽂아 제 몸 불린 종이팩
등가죽의 허기
어매는 언제 어디서나 멸치였다
굽굽한 김치와 식은 밥 한 덩이 끌어안고
헛배 불리다 애벌 익고
곱삶은 홑껍데기같은 무명옷 삼베에
그래도 가을이랍시고
어느새 낙엽 한 장 척 붙이고 있다.
ㅡ 20110909 ㅡ
完 ! 石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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