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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시를 품는다[1]

멸치

 

        멸치 / 세잔

 

 

     수수밭에 서걱서걱 마른 달빛 스며들고

     분탕질 치다 온 바람의 엄살  

     멸치 한 마리 건져내어 먹는다

     바로 그 맛

 

     팔남매 저마다 빨대 꽂아 제 몸 불린 종이팩

     등가죽의 허기

     어매는 언제 어디서나 멸치였다

 

     굽굽한 김치와 식은 밥 한 덩이 끌어안고

     헛배 불리다 애벌 익고

     곱삶은 홑껍데기같은 무명옷 삼베에

     그래도 가을이랍시고

     어느새 낙엽 한 장 척 붙이고 있다.

 

              ㅡ 20110909 ㅡ

 

                      完 !  石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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