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 윤완수
너희들 엄마이기 훨씬 이전에
내 마누라가 먼저란다.
내가 지아비였다는 걸 너도 잘 알거다.
그러니까,
네가 태어나던 그 시각부터 엄마 젖
좋다는 것만 골라 먹이고
사흘이 멀다 병원 들락거리고
등허리 시린 밤이면 꼭 네게 밀려나고
학교 다닐 때
그 많던 어린이 날 소풍이랑
새털같이 많은 날들을
싫다 소리않고 숱하게 빌려 줬잖니
나, 늙거던
이젠 네 마누라로 갚으려무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건 셈 이전에 인간된 도리란다.
ㅡ 20100504 ㅡ
글 石井 尹 完 洙 石井완수
자연이 시를 품는다[1]